글로벌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한국의 위상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ChatGPT를 개발한 선도적인 AI 기업 오픈AI(OpenAI)가 오늘 서울에 첫 공식 지사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전략적 결정은 한국 내 생성형 AI 서비스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 증가에 직접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현재 한국은 미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유료 ChatGPT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오픈AI는 서울에서 법인 설립을 완료하고 수개월 내에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히며, 한국 시장에 대한 깊은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는 한국의 실리콘부터 소프트웨어, 그리고 다양한 사용자층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구축된 “풀스택 AI 생태계”의 잠재력을 강조했다. 그는 오픈AI가 정책 입안자, 기업, 개발자, 연구자들과 긴밀히 협력해 책임 있고 폭넓은 AI 혜택 확산을 위한 ‘한국형 AI’를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한국은 생성형 AI의 도입과 활용 측면에서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생성형 AI 서비스 이용자 수는 거의 두 배로 증가했으며, 인터넷 이용자 3명 중 1명은 이미 ChatGPT와 같은 AI 서비스를 활용해 본 경험이 있다. AI는 정보 탐색, 행정 업무 간소화, 외국어 번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며, 이러한 폭넓은 활용이 보급을 가속화하고 있다. 2025년 4월 기준으로 한국 내 ChatGPT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1,000만 명을 돌파하며, 한 달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국내 모바일 시장에서 AI 앱이 이 같은 기록을 세운 첫 사례다.
오픈AI는 이미 한국의 기술 생태계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한국산업은행과 협력하여 데이터 센터 구축 및 초기 AI 스타트업 육성을 지원하고 있으며, 카카오, 크래프톤, SK텔레콤 등 주요 국내 IT 기업들과의 협업도 진행 중이다. 이러한 파트너십은 첨단 AI 기술을 다양한 한국 플랫폼에 통합하는 데 기반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의 기업 및 교육 고객을 위한 ‘데이터 레지던시’ 기능을 도입하여 데이터를 국내에 저장할 수 있게 하였는데, 이는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를 줄이고 사용자 신뢰를 높이는 데 중요한 조치로 평가된다.
한국 정부 역시 AI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는 2027년까지 약 9조 4천억 원(약 69억 4천만 달러)을 AI 분야에 투자하고, AI 반도체 기업을 위한 1조 4천억 원 규모의 지원 펀드도 조성하고 있다. 또한 2026년 1월 시행 예정인 ‘AI 기본법’을 제정해 혁신과 윤리적 기준을 모두 고려한 종합적인 AI 규제체계를 세계 최초로 갖춘 국가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 영국과 공동 개최한 AI 서울 정상회의는 안전하고 포용적인 글로벌 AI 개발에 대한 한국의 의지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서울 지사 설립은 한국 내 AI 개발의 현지화를 가속화하고, 기술 발전과 경제 성장을 동시에 이끌 수 있는 협력의 발판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 AI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오픈AI의 한국 진출은 동북아 AI 혁신의 중추적 역할을 예고하며, 미래 지향적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